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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에게 아파트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부동산투자대상? 혹은 내집 마련의 꿈?

베트남인들에게 아파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은 아마 "보안"이 아닐까 합니다. 현대식 아파트들은 입주민 카드키를 이용해야지만 출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외부인으로 부터 위험이 아예 차단되죠.

+물론 카드키를 놓고 왔다고 하면 누구에게나 출입을 도와주는 경비원을 생각하면 그게 또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합니다.

베트남인들에게 아파트는 주거시설을 넘어 작은 사회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듯 합니다. 아파트 마다 개설되어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날 그날 사건사고와 더불어 고향에서 들고온 특산품을 거래하고, 길 잃은 강아지를 제보하기도 합니다. 이거 아이템만 잘 찾는다면 월세걱정은 없어보이는군요?

먼저 제가 살고 있는 냐베현 더파크 입니다. 원룸살이에 만족하던 제가 뜬금없이 더파크로 주거지를 옮긴 이유는 그냥 가격이 저렴해서입니다. 덕분에 시내와는 좀 더 멀어지긴 했지만 그래봐야 쎄마이로 이동하는 제게 고작 5분 멀어진 것 뿐입니다. 그러나 세대수가 워낙 작고 주변 인프라가 열악한 수준이라 커뮤니티 가입자수는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아주 초라한 수준입니다. 그 동안 여러 사건을 겪으며 "싼게 비지떡"이라는 단어가 정말 틀린게 하나도 없구나 싶은 순간도 있었죠.

 

선풍기가 고장났다며 전기수리공을 찾는 게시물

커뮤니티 가입자수는 약 1,700여명으로 하루 평균 1~2명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내수시장이 형성되기는 아주 적은 인원이죠. 여기에 부동산업자빼고 차떼고 포떼고 실입주자들만 따진다면 대략 1,000여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아파트 사건사고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본연의 역할에는 아주 충실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길잃은 강아지 제보

누군가는 애타게 찾고 있을 댕댕이..

댓글에는 지하주차장 경비원의 강아지라는 소식이 달립니다. 그건 나도 몰랐는데?

 

가끔 정전사태가 발생하면 밖에서 작업한 다음 커뮤니티에 전기가 들어왔는지 여부를 묻곤합니다. 세상 참 편리하죠?

그리고 포스팅을 위해 임시로 가입한 호치민 2군 빈홈의 커뮤니티 입니다. 가입자수는 무려 5만9,000여명에 이릅니다. 더파크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었다면 아마 이 커뮤니티는 자체 내수시장까지 형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해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향 특산품인 토종닭을 소량 들고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군요. 닭 한마리 무게는 0.9kg에서 1.7kg에 이르는데 1kg당 10만동의 가격을 받고 단지내 무료 배송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조금 비싸다는 느낌은 있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주문하고 있는 것을 보건대 저렴한 가격인가 봅니다.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얼굴도 보고 닭도 파니 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 분은 한국 기성품을 팔고 있네요. 뭐 나름대로 반응이 괜찮은 편입니다.

 

두리안철은 지났는데..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두리안도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람이 있네요.

 

혹자는 7인승 승합차를 렌트할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수 많은 댓글들은 "기사포함?" 이라고 반응하며 언제라도 자신의 차를 내어줄 것 처럼 이야기하고 있군요.

이 밖에도 로컬 아파트는 로컬 아파트대로, 고급 아파트는 고급 아파트대로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이와 같은 커뮤니티를 잘 활용한다면 삶의 질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베트남어가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군요.

그래도 두뇌회전이 빠르신 분들은 제 부족한 포스팅을 보며 뭔가를 캐치해내셨으리라 생각해보면서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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